이숙경 편집장이 말하는 신나는 아줌마 세상
웹진 줌마네는 아줌마들을 위한, 아줌마들에 의한 인터넷 매체이다. 그리고 줌마네 학교를 통해 글쓰기와 마음의 힘 기르기 훈련을 마친 아줌마들이 자유기고가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나오고 있다. 아줌마들의 목소리를 세상과 연결 짓는 줌마네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 답을 알기 위해 EBS 삼색토크의 진행자이며 줌마네의 편집장으로 활동하고 계신 이숙경씨를 만나보았다.
< 신선한 아줌마 세상, '줌마넷'에 대하여 >
Zime:
안녕하세요. 웹진 줌마네는 아줌마들을 위한 인터넷 매체로서는 최초인데요, 줌마네를 통해 아줌마와, 아줌마를 바라보는 세상에게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
아줌마는 누구인가, 아줌마 문화는 무엇인가에 대해 평론한 글은 많지만 아줌마들이 어떻게 세상을 보고, 느끼고, 살아가고 있는가에 대해 말하는 사람은 드물었어요. 부엌의 일상사만 해도 남성이 봤을 때와 결혼하지 않은 사람이 봤을 때, 아줌마가 봤을 때는 각각 다를 텐데 말이죠. 아줌마들이 실제로 어떤 삶을 살아가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가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길 원했어요. 그리고 그러한 생각들이 쌓이면 그 안에서 여성을 바라보는 새로운 언어와 새로운 전망이 찾아질 꺼라 믿었죠.
Zime:
줌마네는 오프라인에서 아줌마들을 위한 줌마네 학교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어떠한 방식으로 수업이 이루어지나요?
줌마네는 아줌마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훈련하는 곳이에요. 글쓰기 훈련과 마음의 힘 기르기라는 내용으로 진행되고, 현재 5기까지 배출이 되었죠. 줌마네 학교는 세상 밖으로 아줌마들의 목소리가 전해지기에는 아직 초기단계에 있어요. 그리고 앞으로는 그 목소리를 직접 내려고 해요.
Zime:
줌마네 학교의 글쓰기 훈련을 통해 아줌마들의 삶에 어떠한 변화가 생겨날 수 있을까요?
글쓰기는 굉장히 솔직한 작업이잖아요. 글을 통해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가 진솔하게 드러나죠. 아줌마들은 글 한 줄을 쓰고, 인터뷰를 하면서 잊고 있던 자신을 바라보게 되고 새로운 사람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되요. 이것은 아줌마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통해 사회와의 끈을 다시 잡는 계기가 되죠.
Zime:
줌마네 학교이념 중 ‘못되게 살자’라는 이념이 있던데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못된 여자’, ‘나쁜 여자’ 가 되는 것은 여성 운동에 있어서 굉장히 익숙한 메타포죠. ‘좋은 여자’로 살기 위해 훈련된 사람들에게는 일정 기간 ‘못된 여자’가 되는 것이 필요해요. 아줌마들은 결혼 나고 나서 여러 가지 역할의 굴레에 갇히다 보니 자기 욕망과 주변 상황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거든요. 그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면 자기 욕구에 귀를 기울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고, 그 욕구를 직접 실천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자기 자신에게 착한여자, 즉 ‘못된 여자’가 되어야 하죠. 사실 다른 사람한테 가장 ‘착한 여자’가 자기 자신한테는 가장 ‘나쁜 여자’이거든요.
<방송을 통한 여성운동에 대하여>
Zime:
EBS 삼색토크와 MBC 아주 특별한 아침에 출연하고 계신데요, 방송활동을 통해 여성 운동을 시작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10년 전 KBS에 ‘독점여성’ 이란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그것이 방송활동을 시작하게 된 출발점이 되었죠. 방송은 여러 가지 한계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인 작은 거 하나를 사람들에게 알려주기엔 요기한 매체라고 생각해요. TV에서 이야기를 깊이 있게 파고들어 가기엔 한계가 있지만 여성운동을 하다보면 아무리 좋은 얘기도 우리 끼리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거든요. 한 예로, 순결이데올로기를 옆집 아줌마과 옆집 아이들과 이야기할 때는 어느 정도 괴리감을 느끼지 않겠어요? 방송을 통해 다른 언어, 편안한 언어로 사람들에게 여성 운동을 이야기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Zime:
‘삼색토크’ 프로그램은 진행자들이 편안한 자세로 앉아 편안한 말투로, 수다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요 그런 진행방식도 이숙경씨의 의견이 반영된 것인가요? ?
네, 맞아요. 왜 우리가 친구네 집에 놀러 가면 뒹굴 거리면서 편안하게이야기를 하잖아요? 편안한 자세로 앉아 격이 없이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훨씬 진솔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하고 생각했어요. 이야기를 나누는 상황, 즉 자세나 분위기가 이야기의 내용을 결정짓기도 하니까요.
Zime:
요새 방송을 보면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고, 여성 진행자가 중심이 되어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러한 변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단순히 예쁜 여자가 아니라 자기 분야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여자의 모습을 그리는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분명 긍정적이죠. 그렇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여성앵커가 보조적인 위치에 머무르고 있고, 한 여자가 어떤 삶을 살길 원하는지 구체적인 상황을 다루기보다는 낭만적 사랑의 환상으로 여성을 포장하는 프로그램이 많아 안타까워요.
Zime:
여성의 삶을 이야기 하는 프로그램을 보면 많은 시청자에게 호소해야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100%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거 같아요. 이러한 현상이 어떻게 해결될 수 있을까요?
‘삼색토크’ 같은 경우에는 여성주의를 전면적으로 내세운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그런 문제가 적은 편이죠. 하지만 방송이라는 것은 원래 무차별 다수를 향하고 있기 때문에 가장 무난한 수위로, 이야기를 많이 걸러내고 중화시켜서 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게 방송의 한계고 의미죠. 하지만 그 틈새에서도 ‘어떻게 얘기할까, 할 소리는 하는 방법은 뭘까’라고 고민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여성 문화 운동, 작은 것에서부터 변화하기>
Zime:
‘삼색토크’를 보면 가족 간의 호칭처럼 우리가 생활 속에서 사소하게 넘어가는 문제들을 잘 지적되고 있는데요, 이처럼 우리 삶 속에 존재하는 여성에 대한 크고 작은 억압들을 깨트려 나가기 위한 첫걸음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잘 살고 싶은 욕망이죠. ‘내가 지금 잘 살고 있는 건가’ 라는 의문이 들 때 그 생각을 점점 포기하면서 세상에 적응해나가느냐, 아니면 그 순간에 자기 자신을 추스르고 원하는 것을 향해 실천하느냐에 따라 여성의 변화가 시작한다고 생각해요. 한 개인으로서 여성의 삶이 자신의 의지대로 끝까지 움직이고 변화했을 때 모든 여성의 해방도 실현되거든요.
Zime:
현재 구상 중이신 새로운 여성 운동이 있으신가요?
줌마네 안에서 계속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나갈 생각이에요. 줌마네가 정해진 틀을 가지고 운영되기 보다는 아줌마들의 변화, 아줌마들의 생각을 중심으로 이루어는 장소거든요. 줌마네는 문화적인 컨셉이 매우 다양해요. 그 동안은 사람 키우기, 글쓰기 훈련에 주력했었는데 앞으로는 줌마네 안에서 한 달에 한번 정도 작은 문화 행사들을 만들어볼 계획이에요. 최근에도 ‘신부와 아버지’라는 연극을 단체 관람하는 행사가 있었어요. 이처럼 줌마네 회원들은 물론이고 오프라인 회원들이 함께 모여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해볼 생각이에요.
<이숙경>
* 웹진 <줌마네> 편집장 (http://www. zooma. co. kr)
* EBS 삼색토크 진행
* 도서출판<여성사> 기획실장 역임
* 한국성폭력상담소
* 페미니스트 카페 ‘고마’
* 서울시립대학교 여성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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