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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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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의혹을 받은 kbs2 자유선언


우리나라 연예오락방송 중 어떤 것이 일본의 형식에서 진행자 스타일까지 똑같이 베껴왔다는 말은 이제 더 이상 이슈가 아니다. 아닌 게 아니라 요즘 인기 있다는 프로그램들을 살펴보자. 연예인들이 여럿 나와 때론 가학성이 논란이 되는 게임을 하고, 상처가 되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상대방에게 내뱉으며, 무리 중 한명을 바보로 만드는 일을 아무렇지 않게 하나의 놀이로써 행한다. 이런 스타일의 방송들이 우리 오락프로그램을 점령한 것은 불과 몇 년 되지 않은 일이다. 배용준의 일본한류 때문이라고 하지만 ‘사마’라는 말은 이제 일상어처럼 방송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고, 시간 때우기 용 질 낮은 프로그램에도 더 이상 방송사들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이 인기가 있다고 해서, 요즘 세대들의 정서가 그에 맞기 때문이라고 볼 순 없다. 보기에 좋은 떡이 몸에도 좋은 건 아니다. 매체는 사람들의 정서추세에 영향을 받아 표출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대의 영향을 주기 쉽다. 스스로 만들기 쉬운 길을 택하다 보니 한국방송에서 제대로 된 한국의 정서를 찾아보기 힘들게 되어버렸다. 함께 출연한 상대의 머리를 세게 내리치는 일본방송을 보고 큰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그런 장면들이 이제는 빈번하게 우리 방송에서도 연출된다. 겉보기 비슷해 보일지는 몰라도 정서적으로 큰 괴리가 있었던 일본으로부터, 왜 이렇게 방송들은 독립을 하지 못하고 표절을 이어가고 있는지 안타깝다.

문화에 고급과 저급을 구분할 수 있을까? 교과서적인 대답으로는 문화는 질적 구분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 질적 수준을 구분하고 있다. 그 기준은 ‘경제력’이다. 좀더 윤택하고 세련된 대상과 그에 대한 묘사로 사람들은 문화적으로 나아졌다고 착각하기 쉽다. 그래서 서구의 문화에 대해서는 보다 너그럽고 바라보고, 선망의 대상으로 삼는다. 하다못해 수십 년 우리를 통치했던 일본에 대해 겉으로는 반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속으로는 끊임없이 베끼고 따라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한류의 가닥이 중국이나  베트남 같은 곳에 이어졌을 때, 우리는 그 나라들 보다 우월한 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마치 앞선 문화를 전해주는 양 선망의 대상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진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자부심이다.  그들에 대한 문화적 우월성을 생각하기 전에, 이제 경제력이 강해지고 있는 나라가 우리가 거친 단계처럼 문화적인 잠재력을 키워가는 과정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맞다. 그들이 언제까지 우리의 드라마와 가수들에게 환호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란 말이다.
 
문제는 우리다. 이제 충분히 우리 힘으로 좋은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고 많은 부분 수출로 한류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서양문화에 대한 사대주의적인 습성이 남아있고, 일본으로부터 방송 베끼기는 여전하다. 한류의 자부심은 부풀리지만, 이미 우리나라에 만연한 일본류에 대해서는 애써 모르는 척한다. 이런 것들이 방송에서의 진짜 독립을 막고 오히려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우리의 정체성을 흔들어 놓고 있는 것이다. 선진국에 대한 막연한 선망과,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에 대해 문화적으로 앞서있다는 자부심이 대조를 이루며 우리 정체성은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우리의 문화를 어떤 것이라고 확실히 정의내리기는 쉽지 않다. 한류의 ‘류’와 같이 문화는 흐르고 흘러 합쳐지고 수용되는 과정을 반복한다. 어떤 문화를 받아들이고, 또 어떻게 내부에서 문화를 발전시키느냐에 따라 나라의 흥망성쇠가 결정된 경우를 드물지 않게 역사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리는 이미 자생적으로 문화를 키워나갈 자유로운 광복을 맞는 상태다. 그럼에도 여전히 사대주의적 습성과 부풀려진 자부심으로 소위 우리가 생각했던 선진국에 대한 안이한 열등감을 숨기며, 표절과 패러디로 우리 문화를 스스로 종속시켜가는 일은 그만해야 할 일이다.  광복절에 또 한번 각성해야 할 것은 현재에 사는 우리 ‘문화의 진정한 독립’이 아닐까.

Posted By Z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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