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왜 대운하에 침묵하는가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운영위원
그런데, 이와는 반대로 SBS는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서는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 같다. 한반도 대운하가 한반도의 물길을 바꾸고 대한민국의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꿀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사업’이라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신기한 일이다. MBC의 <PD 수첩>이 “현장보고 독일 운하를 가다”를 통해 대운하 프로젝트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하고, KBS의 <추적 60분>이 “경부운하 540km를 가다”를 통해 역시나 한반도 대운하 건설에 대한 광범위한 국민적 합의를 강조한 것에 비한다면 SBS의 침묵은 두드러진다. 자신들 스스로 물에 대해, 그리고 환경에 대해 ‘적극적인 메시지’를 내겠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SBS의 침묵의 원인은 무엇인가? 혹시나 SBS의 최대주주가 건설회사이기 때문에, 즉 대운하 건설의 이해당사자이기 때문에 환경 이슈에 침묵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와 같은 추측은 몇 가지 정황에 근거한다. 연초 SBS는 한반도 대운하 관련 인터넷 설문조사에서 아예 반대 항목을 누락시켜 구설수에 올랐던 적이 있었다. 또, 몇 년 전에는 <물은 생명이다> 캠페인이 최대주주인 건설회사의 물 정화사업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이 <신강균의 사실은>을 통해 제기된 바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와 관련해서도 SBS는 다른 방송사보다 훨씬 적극적이었는데, 당시 SBS의 최대주주 건설회사는 평창 동계올림픽 관련 수혜주로 꼽혔다. 그리고 그 회사는 최근 한반도 대운하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한 그랜드 컨소시엄의 구성 기반을 마련했다고 한다. 이러한 일련의 정황들이 대운하에 대한 SBS의 침묵을 설명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기실, 이와 같은 이유로 방송 콘텐츠의 내용을 규정해 버리는 것은 방송 제작자의 자율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방식이다. 필자 역시도 이런 이유로 SBS가 침묵한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SBS가 다른 방송사에 비해 발걸음이 더디다는 것이다. <물은 생명이다>를 통해 이미 물과 환경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준 방송사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물론, 각 방송사는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소신과 입장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입장을 내세우기 전에 필요한 것은 국민들 또한 납득할 수 있는 충분한 정보이다. 방송의 역할은 바로 그와 같은 정보를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더욱이 대운하와 같은 프로젝트는 우리 세대의 합의뿐만이 아니라 다음 세대의 합의까지도 고려해야 하는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사업’이 아닌가.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SBS의 응답(response)을 요구한다. 그것은 대국민 서비스로서의 방송의 책임(responsibility)이다. (PD 저널 0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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